외국인 관광객 급증에도… 여행주 ‘주춤’, 카지노주는 ‘쾌속 질주’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도… 여행주 ‘주춤’, 카지노주는 ‘쾌속 질주’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 속에 관광 관련 업종 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지노·호텔 등 인바운드(외국인 국내 여행) 중심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반면, 여행사 등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 여행) 중심 업종의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DS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한 달 사이 파라다이스(034230)와 롯데관광개발(032350)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와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이 맞물리며 호텔·카지노 매출이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9월 중국인 방한객은 52만5천 명을 돌파, 전년 동월 대비 16%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추석 연휴와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가 겹치면서 주요 관광지 숙박률이 급등했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외국인 방문객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호텔, 카지노, 면세점 등 인바운드 소비 관련 종목은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은 세 분기 연속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며, 중국 단체관광 재개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파라다이스 역시 호텔 인수 이후 내년 1분기부터 구조적 성장세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외국인 관광 수요가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면 여행 업종은 분위기가 다르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목표주가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하나증권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6만3천 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6만1천 원으로 낮췄다.
이는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추석으로 인해 패키지 여행 수요가 4분기로 이월되면서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여행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업종 내 체감 온도가 낮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더라도 업종별 차별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광산업 전반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인바운드 중심의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며 “여행사보다 카지노, 호텔, 리조트, 면세점이 외국인 수요의 직접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